오래 전 불국사에 갔을 때 이야기이다. 석가탑 앞에 서 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쯤으로 보이는 아들과 아버지가 표지판 앞에 서서 하는 이야기다.
"아빠 여기는 3층이라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4층인데"
"설명문이 잘못 되었어."
이처럼 문화재 표지판은 어렵다. 용어가 온통 한자어인데다가 전문용어-아래 사진을 보면-들이 많아 우리말이 아닌 것 같다.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석탑의 층수를 세어보는데 위의 아이처럼 실수하는걸 많이 본다.
법주사 팔상전이다. 나무로 만든 탑 즉 목탑(木塔)이다. 층수를 세어보자.
다음은 미륵사지 탑이다. 목탑을 석탑의 형태로 옮긴 것이다. 하나는 원형 그대로이고 다른 하나는 원형을 토대로 복원한 것이다. 층수를 세어보자.
법주사팔상전은 5층이고 익산미륵사지탑은 9층일 거라고 추정하여 복원한 것이다.
몇 층으로 보이나? 3층으로 답했다면 정답이다.
아래 평평한 덮개를 가지고 있는 건 기단부 즉 기초부분이다. 탑의 상승감을 주기 위해 2단으로 만들었다. 그 위부터가 층수에 들어간다. 기와지붕처럼 경사가 있고 그 아래에는 역층계(3~5)가 있는 것이다. 그리고 제일 위에 있는 것-오른쪽 사진-은 노반이라 한다. 층수를 세는데서는 빼도록 하자.
그래서 이 석탑은 3층인 것이다.
팁> 오른쪽 쇠기둥: 찰주라 한다. 석가탑에서처럼 노반위에 장식을 하는데 크그가 작으니 중앙에 구멍을 내고 쇠기둥에 끼우는 것이다. 세월이 지나면서 약한 부분이 일찍 떨어져나가고 이 부분만 남은 것이다. 혹자는 피뢰칩이라 하는데 그건 아니다.